금일 온라인 코칭 수업을 진행하던 중, 수 년 전 있었던 잊을 수 없는 해프닝이 하나 떠올랐다. 당시 나는 모코칭기업에서 코칭과정을 밟고 있었고, 며칠 뒤에는 코칭대화기술에 대한 시험이 진행될 예정이었다. (그러나 나는 좀 더 심도깊은 훈련을 위해 해당 차수에는 시험에 응시하지 않았다.)
시험 당일, 다른 일로 그 곳에 들렀는데 코칭대화기술 시험에 응시하려는 몇몇 코치들을 만나게 되었다. 그 중 한 분은 박사 학위를 2~3개(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.) 가진 국내 모 유명대학의 교수였던 것으로 기억된다. 그런데 그 분 옆에서 다른 분과의 대화를 듣던 중 참으로 충격적인 얘기를 접했다.
"코치님은 코칭시험 준비 잘 하셨나요?"
(해당 코치 왈)
"뭐 그냥 대충 보고 나중에 밥 한 번 사면 통과시켜 주겠죠."
참으로,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. 우리 나라의 주된 정서에 대해 나 또한 모르는 바는 아니나 국제적인 코칭대화기술에 대한 시험에 응하는 자리에서 있었던 그 대화는 참으로 참으로 충격적이었다.
'좋은게 좋은 거다.'
코칭의 본질은 깨끗한 대화clean communication 그 자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, 또한 국제적인 코칭의 흐름은 코칭윤리에 대해 매우 엄격함에도 불구하고, 이런 일을 접할 때마다 국내 코칭계의 전반적 양상이 이와 같다는 사실에 매우 힘이 빠진다.
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. 모코치협회(코칭기업이 아니다. 코치협회다)에서 코칭인증심사를 하는 위원들이 모여 이런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. (그 자리에는 내가 가까이 아는 분이 한 분 계셨고, 그 분으로부터 직접 들은 얘기라 신빙성이 매우 높다.)
"뭐, 기본인증(특정 인증의 이름을 밝히기 않기 위해 기본인증이라 표현해 두겠다.)은 그냥 주지 그래요."
더 놀라운 사실은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할 때마다 영향력있는 주위의 사람들이 그것을 그저 그러려니 하고 지나친다는 점에 있다.
이 글을 읽고 있는 코치들에게 묻겠다. 이것이 코칭의 기본정신인가?
둘 다 코칭산업을 좌우하는 인증과 연관된 상황이었고, 인증은 곧 그들의 고객에게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이다. (대체로 사람들은 '인증'이라는 말에 쉽게 설득당한다.) 만약 인증절차가 진짜 실력있는 코치를 분별해 내는 과정으로 기능할 수 없다면 '인증'이라는 말이 의미가 있겠는가?
국내에 코칭이 소개된지 벌써 10년이 넘었다. 나는 그 동안 국내 코칭계의 정황을 부족하지 않을 만큼 충분히 살펴 보았다. 그리고 여전히 계속해서 관련된 정보들을 주시하고 있다. 그러나 나는 상당수의 국내 코치들에게서 윤리의식을 볼 수 없다. (그리고 그들은 주로 코칭계의 리더를 자처하는 사람들이다.) 코치들 중 상당 수는 코치인증을 '따 두면 좋은' 타이틀로 바라볼 뿐, 코칭이 사회에 대해 가지는 함의에 대해 심도깊게 고찰하지 않는다.
물론 때가 되면 세대교체는 반드시 일어날 것이다. 그리고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지 는 않아 보인다. 언젠가는 현재의 주력(?) 코치들이 뒤로 물러나고, 진정한 윤리의식을 가진, 그리고 진짜 실력으로 무장한 코치들이 전면에 서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. 그러나 만약 당신이 '코칭', '코치'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면 이 질문에 분명히 답해야 한다.
"당신은 당신 자신에 대해 깨끗한 양심을 유지하고 있는가?"
"당신은 진정 코치인가?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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